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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Korea Forum 뉴스레터] [제2호]대장동 스캔들과 영화 ‘강남 1970’ , 개발 이익금을 어째서 불로소득이라 하는 것일까?
작성자 : TI-Korea(ti@ti.or.kr)  작성일 : 2021-12-27   조회수 : 1075

  2021.12.27.제2호

 

대장동 스캔들과 영화 강남 1970’

개발 이익금을 어째서 불로소득이라 하는 것일까?

 

이민선 오마이뉴스 기자

 

대장동 투기 의혹 사건을 마주하면서 당혹감과 함께 오래전에 본 영화 강남이 떠올랐다. 시대 배경과 지역은 다르지만 닮아도 정말 많이 닮아서다. 대장동 스캔들은 눈앞에 펼쳐진 사실이고, 영화 강남은 가공된 이야기다. 하지만 결코 다른 이야기로 보이지 않는 것은, 두 이야기 속 모두에 부동산 공화국 대한민국의 민낯이 녹아 있는 탓이었다.

 

영화 강남 1970’은 지난 2015년 개봉한 액션 느와르다. 강남 개발이 시작된 1970년대 강남이 배경이다. 개발 이권을 둘러싼 정치 권력과 건달들의 먹고 먹히는 싸움이 펼쳐지고, 그 과정에서 음모와 배신이 판을 친다. 강남땅을 둘러싼 욕망을 뒤쫓는 이들에게는 늘 죽음의 그림자가 따라다니지만, 그들은 결코 위험한 욕망을 멈추지 않는다. 이런 혼란 속에서 탄생한 게 부동산과 교육 1번지로 자리매김한 강남이다.

 

50년을 훌쩍 뛰어넘어 대장동 사건이 터졌다. 강남과 그리 멀지 않은 성남 판교다. 91만여부지에 사업비 13000억 원을 투입, 아파트 5900여 가구를 짓는 택지개발사업인데, 개발에 따른 이익금이 지금까지 알려진 것만 1조 원 이상이다.

 

이 중 4040억 원을 개발 시행사인 '화천대유'가 가져간 게 알려지면서 특혜 의혹이 불거졌다. 이 회사에서 6년 정도 근무한 곽상도 국회의원 아들에게 50억 원의 퇴직금이 지급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특혜 의혹이 더 커졌다. 이로 인해 특히 청년세대가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05년부터 LH의 공영개발로 진행하던 대장동 개발사업은 200910월 이명박 대통령의 “(LH)는 민간 회사와 경쟁할 필요가 없다. 민간기업이 이익이 나지 않아서 일을 안 하겠다고 하는 분야에 우리가 보완을 해야 한다는 발언과 국민의힘 전신인 한나라당 소속 신영수 국회의원의 개입으로 20106월에 민간개발로 전환된다.

 

성남시장이 된 이재명 현 민주당 대선후보는 이를 공영개발로 전환했지만, 대규모 개발 경험이 없었던 성남시는 결국 위험 부담 없이 상당한 개발이익을 환수할 수 있는 민관공동개발 방식을 선택하고, 이를 통해 5503억 원의 개발이익을 환수한다.

 

문제는 민간개발시행사인 화천대유 배당금이 비정상적으로 많다는 점이었다. 4040억 원 외에도 화천대유의 분양 수익금이 최소 30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이 소식을 접한 시민들의 상대적 박탈감이 상당했을 것은 인지상정. 내 마음을 짚어보니 대부분의 소시민이 그러했을 듯하다. 일할 맛이 떨어졌을 것이고, 동시에 그동안 숱하게 진행한 대장동 같은 개발사업 이익금 규모가 얼마인지, 대관절 그 돈을 누가 가져갔는지도 궁금했을 것이다.

 

대장동 사업은, 농지나 그린벨트였던 땅을 주택과 상가를 지을 수 있는 택지로 전환하는 사업이다. 삽질 한 번 안 하고 택지로 용도만 변경해도 땅값은 몇 배로 뛴다. 여기에 도로 몇 개 뚫어 놓으면 그야말로 수직상승한다. 명문 학교까지 들어서면 그야말로 금싸라기 땅으로 변한다.

 

대장동 개발 이익금이 특히 많았던 것은, ‘민관합동 공영개발이기 때문이다. 대장동 개발을 위한 특수목적법인(SPC)'성남의뜰' 지분을 공공기관인 성남도시개발 공사가 50% 이상을 가지고 있어, 토지강제수용권이라는 막강한 권한을 행사할 수 있었다. 이 권한을 가지고 성남의뜰은 논과 밭을 200만 원대로 수용했다. 도시 및 환경정비법에 따르면, 민간특수목적법인도 공공기관 지분이 50%가 넘으면 토지강제수용권을 갖는다.

 

또한 성남의뜰은 민간 특수목적법인이라 분양가격을 맘대로 받을 수 있었다. 당시에는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도가 실시되지 않아, 공공택지지구에 짓는 아파트에 적용되는 분양가 상한제를 피해 자유롭게 분양가를 정할 수 있었다. 2018, 대장지구 아파트는 84(34평형) 기준 아파트 한 채당 6~7억 원 정도인 평당 2000만 원 선에 분양됐다.

 

논과 밭을 평당 200만 원대에 강제 매입해 아파트 5900채를 지어 1채당 6~7억 원에 판 결과가 개발 이익금 1조 원의 실체다. 6년 정도 근무하고 대리로 퇴사한 곽상도 국회의원 아들에게 50억 원이라는 퇴직금을 줄 수 있었던 이유다.

 

중요한 것은 이런 땅값 상승의 원인이 천문학적인 이익금을 가져간 화천대유 노력이 아닌, 정부 정책 때문이라는 것이다. 토지 용도를 전환해 주고, 도로를 뚫는 일은 정부 권한이다. 이것이 개발 이익금을 불로소득이라 하는 이유다.

 

영화 강남 1970’ 스토리도 이와 비슷하다. 액션 느와르라는 장르를 통해 감독이 조명하려 한 것은 부동산 투기 공화국 탄생 일화였으리라고 본다.

 

강남 개발 계획을 수립한 정부 고위 관료들은 폭력조직까지 동원해 야금야금 논과 밭을 헐값에 사들인다. 이들을 통해 정보를 얻은 깡패, 술집 마담까지 가세해 농민들 땅을 사들인다. 개발 계획이 발표되면서 가격이 폭등했고, 누군가는 엄청난 불로소득을 얻었다. 이렇게 해서 지금 우리가 알고 있는 강남이 탄생한 것이다.

 

영화 내용에 포함되지는 않았지만, 강남 개발은 강북 유명 고교를 강남으로 이전해 그 유명한 강남 8학군을 만들면서 완성된다. ‘부동산을 결코 망하지 않는다는 부동산 불패 신화도 이때 만들어진다.

 

영화 강남 1970’대장도 사건을 통해 알 수 있듯이 천문학적인 개발이익은 누군가의 피땀이 아닌, 정부 정책에 따라 발생한 것이다. 투기를 발생시킨 것도 정부, 국민에게 투기하라고 부추긴 것도 정부였으니, 결국 대한민국을 부동산 투기 공화국으로 만든 주범이 정부인 것이다.

이렇듯 수십 년간 이어진 병폐를 어떻게 하면 해결할 수 있을까? 어려울 것 같지만 사실은 간단하다. 불로소득의 원천인 땅을 건설사 같은 민간에게 팔지 말고 공공이 소유하는 것이다. 바탕이 되는 이론이 토지 공개념인데, 이 말을 사용하면 빨갱이논란이 고개를 들 터이니 특별한 이론 없이 그냥 토지 임대부 주택 건설로 갈무리하겠다. , 주택 건설에 필요한 택지를 공공이 소유하면서 적정한 임대료를 받고 임대를 하자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토지 불로소득을 차단할 수 있고, 당연히 투기도 사라질 것이다.

 

명심하자, ‘부동산 공화국이란 오명은 건물이 아닌 토지에서 왔다는 사실을. 세월이 가면 낡아서 값이 떨어져야 할 주택 값이 되려 오르는 이유는 건물이 아닌 토지에 있다는 사실을. 토지를 민간에 팔지 않고 공공이 소유하면 대장동 사건으로 드러난 천문학적 불로소득은 결코 발생하지 않는다.

 

 

#글쓴이 이민선은 <오마이뉴스> 기자이며, 르포 <소년들의섬> 과 교육에세이 <날아라 꿈의학교> 저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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