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명성기구

국제투명성기구 한국본부

자료실

Transparency International-Korea

게시물 상세
[TI-Korea Forum 뉴스레터] [제2호]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 이후 기업의 대응 방향
작성자 : TI-Korea(ti@ti.or.kr)  작성일 : 2021-12-27   조회수 : 1702

  2021.12.27.제2호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 이후 기업의 대응 방향

 

백인규 한국 딜로이트 그룹 ESG 센터장

 

2021년 10월 31일부터 2주간 영국 글래스고에서 개최된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가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2020년 전 세계를 마비시킨 팬데믹의 영향으로 1년 늦게 개최되었던 만큼 197개 당사국 정부대표단을 포함, 민간 부문 및 학계, 시민사회 등에서 약 4만여 명이 참석하며 기후변화 관련 최상위 논의의 자리임을 다시 한번 국제사회에 입증해 보였다. COP26은 2050년 지구 전체의 넷 제로(net-zero) 달성 및 지구 온도 상승 1.5°C 제한을 위한 보다 강화된 합의 도출과 지역사회 및 자연 서식지 보호를 위한 생태계 복원, 매년 1천억 달러 규모의 개도국 기후대응기금 조성 및 파리협정 규칙의 완성이라는 어려운 해결 과제를 안고 있었던 만큼 회의 시작 전부터 협상 결과에 많은 관심을 모았다. 결국 막판 협상 타결의 난항으로 예정된 일정보다 하루를 더 연장하는 약간의 진통이 있었지만, ‘글래스고 기후합의(Glasgow Climate Pact)’를 채택하며 감축과 적응, 재원 등의 분야에서 전 지구적인 기후변화 대응 노력을 재확인하고 각국의 행동을 촉구하는 것으로 마무리되었다.

 

글래스고 기후합의’는 현 시점에서 1.1℃까지 도달한 지구 온도 상승에 대한 우려와 함께 감축, 적응, 재원 분야의 목표와 행동 상향에 대한 시급성을 강조하는 한편, 메탄 등의 非이산화탄소(non-CO2) 온실가스 감축과 석탄발전의 단계적 폐지, 재원·역량배양·기술이전 등을 포함한 개도국의 기후변화 적응 지원 강화 등 구체적인 합의사항들을 담고 있다. 이와 함께 지난 6년간 지지부진했던 국제탄소시장 지침을 마련함으로써 2015년 채택된 파리협정의 ‘세부이행규칙(Paris Rulebook)’이 최종적으로 완성되어 실질적인 이행이 탄력을 받게 되었다. 또한, 120개국 정상들이 참여한 특별정상회의에서는 지구 온도 상승 1.5℃ 제한을 위한 보다 상향된 국가 차원의 노력을 약속하는 동시에 2030년까지 메탄 배출을 2020년 대비 최소 30% 감축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국제메탄서약’과 동기간 삼림 벌채 중단과 황폐화된 토지 복원을 위한 공동의 노력을 담은 ‘산림·토지 이용선언’을 끌어냈다.

 

이러한 성과를 통해 우리가 단연 주목해야 할 것은 탄소중립을 향한 탈탄소경제로의 전환이 이제는 더 이상 ‘취사선택’의 문제가 아닌 ‘시기’의 문제가 되었다는 것이다. 이미 세계 경제의 90%에 해당하는 국가가 탄소중립을 선언하였다는 것은 미래 경제 성장을 위한 탈탄소경로가 윤곽을 잡아가기 시작한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특히, 최근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에서 2018년 기존 전망치 대비 10년 단축된 2040년을 기후위기를 막을 마지노선인 1.5℃ 초과 시점으로 재전망하면서 탈탄소경제로의 조속한 전환 노력은 더욱더 힘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 딜로이트 그룹이 발간한 기후변화 경제보고서, 한국 경제의 터닝포인트 - 기후 행동이 우리 경제의 미래를 주도한다’는 기후행동 여부에 따른 비용 편익 분석을 통해 향후 반세기에 걸쳐 기후변화에 부적절하게 대응할 시 한국 경제에 약 935조 원(2070년 예상 GDP의 2.5%)의 누적 손실비용이 발생할 수 있으며, 반대로 지구 온도 상승 1.5℃ 시나리오에 맞춰 과감한 기후행동에 나설 시에는 약 2,300조 원의 추가적인 경제 이익을 기대할 수 있는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국가 경제의 미래가 기후행동에 달렸다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러한 측면에서 한국이 2030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2018년 대비 40% 이상 감축하는 것으로 상향하고 2050년까지는 탄소중립을 달성할 것으로 국제사회에 선언하였다는 것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하다.

 

물론 이러한 목표의 이행과 달성 책임은 한 국가의 경제를 견인하는 민간 산업 부문에 상당한 부담으로 고스란히 전달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다행인 것은, 최근 1-2년 사이 국내 경제계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ESG 경영 패러다임’의 확산 덕분에 이미 많은 기업들이 탈탄소경제 전환의 길에 올랐다는 것이다. 주주 이익의 극대화를 넘어 다양한 이해관계자를 포괄하는 이해관계자 중심의 자본주의 체제 하에서 기업은 기업 운영 및 사업 활동 전반에 환경(Environmental),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 측면의 요소들을 통합적으로 고려하는 ESG 경영 도입을 통해 정부는 물론이고 투자자, 소비자, 협력사, 임직원 등으로부터의 가시적이고 실질적인 기후변화 대응에 대한 내/외부 압력에 대처하고 있다. 한국 딜로이트 그룹 ESG 센터가 2021년 1-3분기 동안의 관련 언론보도 기사 분석을 바탕으로 진단[1]한 국내 ESG 경영 추진 현황에서도 단편적으로나마 이러한 현상이 잘 드러난다. 개별 산업 및 기업별 추진 여력과 상황이 상이하고, ESG 경영의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전 산업군의 모든 기업이 공통적으로 활발한 추진 성과를 보이고 있는 것은 아니다 하더라도 이러한 활동이 전 산업군에서 추진되고 있다는 점은 가히 고무적이다. 특히, 금융(전체 비중의 25.6%), 석유화학(9.7%), 유통/물류(8.5%), ICT(7.5%), 건설/기계(7.1%), 소비재(5.7%) 등 기후리스크 관리의 중요성이 상대적으로 높거나 친환경 소비자 행동 변화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주요 산업군이 선제적인 활동을 펴고 있다는 것과, 해당 기업 대다수가 기본적으로 온실가스 감축을 표방하는 친환경 활동을 내세우고 있다는 점에서 환경과 사회, 지배구조 부문을 포괄하는 ESG 경영이 기후변화 대응의 시급성과 중요성 측면에서 환경 부문에 더 무게를 두고 있음을 알 수 있다.

 

                                                           <2021년 국내 산업별 ESG 경영 추진 현황>

                                                                                                                                                                        (단위: 건)

구분

ESG

목표 설정

ESG

정책 수립

전담조직
설치

사업 혁신

업무협약

체결

ESG 투자

이니셔티브 참여

인증 획득

외부 공시

/평가

협력사
상생

CSR 활동

기타

합계

ICT

2

15

8

36

19

6

2

6

7

14

35

15

165

미디어

 

2

4

2

1

 

1

 

 

2

4

2

18

반도체/디스플레이

 

7

5

5

 

6

4

5

3

3

4

3

45

전기전자

8

13

9

22

6

5

4

2

3

10

10

11

103

발전/에너지

2

1

1

5

3

6

1

 

1

 

2

3

25

광물/금속

1

3

4

17

10

8

1

 

3

5

7

11

70

석유화학

11

22

3

77

31

25

1

2

10

9

12

12

215

항공/조선

 

 

2

3

2

5

 

1

 

 

1

3

17

건설/기계

8

11

7

47

24

21

3

2

7

9

13

6

158

섬유/제지

 

 

 

4

1

 

 

 

 

 

 

 

5

바이오/헬스케어

3

1

9

3

1

 

 

2

3

 

3

2

27

소비재

9

13

13

39

7

5

2

2

4

7

17

9

127

유통/물류

2

11

10

61

13

9

 

8

4

16

48

6

188

자동차

2

3

2

6

3

4

1

2

1

2

2

3

31

여행/레저

1

5

4

12

6

3

4

1

 

1

12

 

49

금융

25

60

56

91

49

107

22

6

17

31

78

25

567

공공

1

 

 

3

 

 

 

 

1

 

2

1

8

공통

8

51

42

65

18

53

2

4

24

21

27

60

375

서비스 및 기타

1

3

2

7

1

 

 

 

 

1

3

2

20

합계

84

221

181

505

195

263

48

43

88

131

280

174

2,213

출처: 한국 딜로이트 그룹 ESG 센터 분석

 

다만, 반도체/디스플레이(전체 비중의 2.0%)나 자동차(1.4%), 발전/에너지(1.1%) 등 온실가스 다(多)배출 산업임에도 추진 실적은 상대적으로 낮은 후발 산업군의 귀추와, ESG 경영 활동 추진 시 기업의 사회적 책임 차원에서 접근하던 과거 관행에 따라 여전히 높은 ‘CSR 활동’ 의존도(전체 비중의 12.7%) 등 ESG 경영 패러다임으로의 전환 시 불가피하게 수반될 수밖에 없는 일부 과도기적인 특성들의 향후 개선방향에 대해서는 지속적으로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저탄소를 넘어 탈탄소경제 실현을 향한 국제사회의 노력에 민간 산업과 기업이 짊어진 역할이 크다. 2021년 국내 경제계는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환경적 영향 최소화를 목표로 ESG 경영 패러다임 전환의 신호탄을 울리며 이에 화답했고, COP26 이후 보다 확실해진 탄소중립 시나리오에 따라 ESG 경영은 민간 부문의 책임 이행을 위한 불가분의 관계이자 유효한 수단으로 더욱 굳건히 자리를 잡으며 도입 속도를 높여갈 것이다. 거스를 수 없는 흐름 속에 기업은 선제적인 기후행동이야말로 기업의 지속가능한 미래 성장을 확보할 수 있는 투자 기회임을 인식하고, 환경 부문을 포함한 사회 및 지배구조 측면까지 균형적으로 아우르는 폭넓은 접근과 경영 활동의 다각화 등을 통해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보다 실효성 있는 ESG 경영을 위한 체계적인 준비와 이행 노력이 필요하다.

 

 

 

Source:

[1]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 폐막 (관계부처 합동, 2021/11/13) 외 언론보도 종합

[2] IPCC 제6차 평가보고서 제1실무그룹 보고서 (IPCC, 2021/08)

[3] 한국 경제의 터닝포인트 - 기후 행동이 우리 경제의 미래를 주도한다 (한국 딜로이트 그룹, 2021/08)

[4] 2021년 1-3분기 ESG 동향 분석 (한국 딜로이트 그룹 ESG센터, 2021/10)



[1] 2021년 1월-9월 기간 동안 총 3,602개의 ESG 관련 기사를 수집, 한국 딜로이트 그룹 자체 산업/기업 분류 기준에 따라 총 1,631개 기사(산업 동향 기사 361개, 주요 기업 기사 1,270개)를 추출하였으며, 이를 다시 ESG 경영 관련 12개 세부 활동 기준에 따라 기사에서 다루고 있는 활동을 총 2,213건의 각각의 개별 활동으로 세분류하여 분석 

이전글 [제2호]한국교통안전공단의 청렴 활동
다음글 [제2호]대장동 스캔들과 영화 ‘강남 1970’ , 개발 이익금을 어째서 불로소득이라 하는 것일까?
게시물 목록
번호 제목 작성일 조회
262 [일반자료] 한국해양진흥공사와 한국투명성기구 간 청렴업무협약서 file 2024-03-05 92
261 [일반자료] 2023년 부패인식지수(CPI) 분석 결과 file 2024-02-06 374
260 [TI-Korea Forum 뉴스레터] [10호]‘김영란법’과 100만원 2024-01-02 415
259 [TI-Korea Forum 뉴스레터] [10호]청렴윤리경영 컴플라이언스 프로그램(KCP) - 리스크 맵핑과 조직 문화(2023 제2회 TI-Korea Forum 톺아보기 ) 2024-01-02 334
258 [TI-Korea Forum 뉴스레터] [10호]직장 내 괴롭힘: 쟁점과 과제 2024-01-02 432
257 [TI-Korea Forum 뉴스레터] [10호]한국이 투자한 국제 개발 은행의 비리와 이해충돌, 무엇이 문제인가 2024-01-02 271
256 [TI-Korea Forum 뉴스레터] [10호]대통령실과 국민권익위원회 청렴지표가 급격히 나빠져 - 반부패 전문가 설문조사 결과 분석 - 2024-01-02 389
255 [TI-Korea Forum 뉴스레터] [9호]청렴과 문화의 힘 2023-10-06 737
254 [TI-Korea Forum 뉴스레터] [9호]내일의 희망은 오늘에 있다 2023-10-06 510
253 [TI-Korea Forum 뉴스레터] [9호]청탁금지법 금품수수 판례 동향 2023-10-06 620
252 [TI-Korea Forum 뉴스레터] [9호]연대와의 전쟁, 카르텔 간 전쟁 2023-10-06 544
251 [TI-Korea Forum 뉴스레터] [9호]부동산 백지신탁의 필요성과 방향 2023-10-06 548
250 [일반자료] 한국투명성기구 2020 전략계획(TI-Korea strategic plan 2020) file 2023-07-20 458
249 [TI-Korea Forum 뉴스레터] [8호]한국인이 아닌 그대의 관점: 청렴성과 공무원 2023-06-30 767
248 [TI-Korea Forum 뉴스레터] [8호]한국가스안전공사 소개 및 반부패・청렴 활동 2023-06-30 771
247 [TI-Korea Forum 뉴스레터] [8호]옴부즈만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노력이 필요 -2023 제1회 TI-Korea Forum 톺아보기 - 2023-06-30 598
246 [TI-Korea Forum 뉴스레터] [8호]공공기관 ESG 경영 흐름과 전망 2023-06-30 881
245 [TI-Korea Forum 뉴스레터] [8호]공공기관 감사에 대한 전반적인 검토가 필요하다 2023-06-30 672
244 [TI-Korea Forum 뉴스레터] [8호]지난 연말보다 청렴 지표 나빠져 - 반부패 전문가 설문조사 결과 분석 - 2023-06-30 494
243 [TI-Korea Forum 뉴스레터] [제7호]정치인 출판기념회,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 2023-03-31 7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