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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Korea Forum 뉴스레터] [제3호]국민기업 KT, 미SEC 과징금 부과 1호 기업 되다
작성자 : TI-Korea(ti@ti.or.kr)  작성일 : 2022-04-01   조회수 : 721

  2022. 4. 1. 제3호

  

 *본 글은 외부 인사의 기고글로 TI-Korea Forum의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국민기업 KT, 미SEC 과징금 부과 1호 기업 되다

 

                                                          이해관(KT새노조 경영감시위원장)

 

 

국민기업 KT가 미국 증권감독 기구인 SEC로부터 과징금 처분을 받은 한국 기업 1호가 됐다. IMF 경제위기 당시 미국 월가에 상장되며 국내 달러 부족 해소의 일익을 담당했고, 그 이후 지배주주 없는 분산된 기업지배구조로 인해 국내외의 기업지배구조 관련 모든 상을 휩쓸며 글로벌스탠더드의 모범으로 칭송 받던 국민기업 KT가 말이다.

 

발단

 

그 발단은 이랬다.  2017년 경찰은 KT가 상품권 할인 방식으로 비자금을 조성한 뒤, 이를 쪼개서 임원들에게 주어, 개인 명의로 국회의원 99명에게 불법정치자금 4억여원을 제공한 혐의를 포착한다. KT새노조가 이를 고발했고, 우여곡절의 수사 끝에 KT법인과 4명의 임원이 불구속 기소됐고, 구현모 사장을 포함한 10명은 약식기소 처분을 받는다. 혐의는 불법정치자금 제공과 횡령이었다. 구현모 사장 1500만 원 등 약식기소 관련자들은 법원으로부터 벌금형 판결을 받지만, 이에 불복하여 정식재판을 청구한 상태이다. 이렇듯 국내 사법처리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이와는 별도로 미국 SEC가 이 사건을 조사 하였고, 해외부패 방지와 회계부정 혐의로 과징금 630만불을 부과했다.  그리고 KT는 이를 받아들였다.

 

막장극 1 조건부 CEO

 

여기까지만 본다면 대한민국에서는 너무도 뻔한 이야기일 수 있다. 규제에 민감할 수 밖에 없는 통신산업의 특성 상, KT가 국회의원들로부터 무형의 정치후원금 압력을 받은 끝에 벌인 해프닝으로 볼 수도 있으니까.  그런데 정작 막장극은 그 후부터 시작된다.  검찰이 KT 불법정치자금 문제를 수사 중이던 2019년 말, KT 이사회는 차기 CEO 후보를 추천하기 위한 CEO추천위원회를 가동하고 있었다. 지배주주가 없는 KT는 사외이사들로 구성된 CEO추천위원회에서 단수로 CEO후보를 추천하고 이를 주주총회에서 인준해 준다.  그런데 이사회는 쟁쟁한 그 많은 후보 중, 정치자금법 위반과 횡령죄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던 구현모 사장을 CEO후보로 결정한다. 그러면서도 뭔가 켕기는 지 조건을 달았다. ‘CEO 임기 중 법령이나 정관을 위반한 중대한 과실 또는 부정행위가 사실로 밝혀질 경우 이사회의 사임 요청을 받아들인다’ 라는 조건이었다. 이로써 KT에는 ‘조건부 CEO’가 탄생했고 이는 막장극의 시작이었다. 그러나 조건이 현실화됐지만 변한 것은 없었다.

 

막장극 2 횡령사범 공동대표이사

 

KT는 정관 상 복수의 대표이사를 둘 수 있다. 최근 이사회는 구현모 사장과 더불어 공동대표 이사로 박종욱을 선임했다. 그런데 그 역시 구현모 사장과 함께 횡령죄 등으로 약식명령에서 벌금형 판결을 받은 이다.  더 황당한 것은 이 유죄판결을 알고도 이사회가 그를 공동대표로 선임하였다는 점이다. 한편 KT의 사내이사는 3명인데 또 다른 사내이사 강국현 이사도 같은 처지이다. 이로써 KT는 사장, 공동대표, 사내이사 모두가 비록 약식명령이지만 횡령죄 유죄 판결자로 채워진 것이다. 이들이 오너라도 말이 안 될 상황인데, 이들은 성과급으로 받은 약간의 주식 이외에 아무런 오너쉽도 없다. 횡령 사범의 전성시대냐며 KT새노조를 비롯 내외의 비판 여론이 빗발쳤다.  그래도 이사회는 모르쇠다.

 

막장극의 기원 1 KT CEO 리스크

 

2002년 KT는 완전 민영화되었다. 정부 지분은 0%이고 지배주주는 없다. 정치권에 좌우되지 않고 민간 자율 경영으로 효율성을 높인다는 게 그 당시 민영화 추진의 취지였다.  그런데 정부지분이 줄면 줄수록 권력줄대기 중독증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KT CEO들의 정치줄대기 행보는 심화되었다. 민영화 이후 첫 CEO인 남중수 사장은 MB 정권 출범과 동시에 수뢰 혐의로 구속되며 불명예 퇴진했다. 권력 줄대기에 실패했다는 소문이 무성했다.  그의 불명예 퇴진 후 등장한 후임자는 낙하산 인사를 구름처럼 몰고 온 그 유명한 혁신 전도사 이석채 사장이었다.  인공위성 불법 매각, 자산 헐값 매각, 비자금 조성 등 온갖 구설에 휘말린 끝에 그 또한 검찰 수사를 받던 중 중도하차했다. 최종적으로는 김성태 딸 부정 채용 사건으로 구속되어 대법원 유죄 판결을 받았다. 이석채 사장이 국정감사 증인으로 불려가지 않기 위해 김성태 의원 딸을 지원서부터 면접 점수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을 조작하여 그녀를 부정 채용한 것이 백일 하에 드러나며 온 국민이 충격을 받아야 했다.

 

막장극의 기원 2 국정농단

 

그 후임은 황창규 사장이었다. 그는 취임과 동시에 허망한 정치 사기로 구설수에 올랐다. 2014년 8월, 한 사기꾼이 황 회장에게 대뜸 전화를 걸어 청와대 이재만 비서관을 사칭하며 취업 시도를 했다. 황창규 회장은 그를 직접 만나 취업을 약속하기까지 했다.  그런데 청와대 확인 결과 사기임이 밝혀진 것이었다. 이 웃픈 해프닝이야말로 황창규 호의 앞날을 예고하는 신호탄이었다.  끊임없이 권력 줄대기에 집착한 황창규 호의 KT는 결국 국정농단의 한 가운데 서게 된다.  2016년 정국을 강타한 최순실 국정농단의 뇌관, 안종범 수첩에는 KT 이동수 전무의 이름이 등장한다. 그는 난데 없이, 전무 자리 만들어 등장한 낙하산으로 KT에서는 그의 배경에 대해 모두가 의아해 하던 인물이었다. 그런데 그 배후가 차은택이며, 이동수가 최순실, 차은택의 광고회사에 내부규정을 어겨가면서 KT 광고를 몰아준 사실이 특검 결과 드러났다. 최순실 소유 불법재단에도 이사회 규정을 어겨가며 KT가 거액을 출연한 사실도 밝혀졌다. 이러한 국정농단 연루로 황창규의 CEO 지위는 크게 흔들렸다. KT가 불법정치자금을 국회의원들에게 제공하기 시작한 것도 이 무렵이었다. 그러나 이런 일련의 과정에 대해 이사회는 지금껏 아무런 대응을 하고 있지 않다.

 

막장극의 연출자 - 이사회

 

KT 내부 여론 중 자조적 한탄이 있다, KT ESG 경영의 최대 걸림돌은 이사회라는. 이런 비아냥이 나오도록 왜 KT 이사회는 견제자 구실을 못할까? 지배주주가 없는 KT는 이사들이 이사를 추천하여 이사회가 구성된다. 소위 셀프 추천 이사회이다. 소유권에 근거한 통제가 없는 분산된 기업지배구조 하에서 셀프 추천 이사회는 내부견제 보다는 내부 담합으로 변질되기 쉽다. 그 실제 상황이 지금 KT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이다. 무수한 논란에도 불구하고 횡령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는 이를 CEO후보로 뽑은 것도, 약식명령에서 횡령 유죄 판결을 받은 이를 공동대표이사로 선임한 것도 바로 셀프 추천 이사회이다. 횡령사범으로 벌금 선고 받은 사내이사들이 성과급 받아가며 벌금 낼 돈을 모으고 있는 기막힌 막장극이 이사회의 연출로 지금 KT에서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막장극의 해피엔딩을 위하여 국민연금 나서야

 

내부 견제의 부재로 KT경영의 문제점들은 곪을 대로 곪다가 외부에서 개입할 때야 드러난다.  그럴 때마다 주주, 소비자, 노동자 모두가 많은 대가를 치를 수 밖에 없다. 이러한 막장을 끝내기 위해 다른 무엇보다 최대주주인 국민연금이 나서야 한다. KT에게 국민연금은 단순한 최대주주가 아니다.  분산된 주주 구성의 특성 상 유일하게 견제 가능한 내부 세력이다. 하지만 지금껏 국민연금은 그 위상에 맞는 역할을 하지 못했다.  그 결과 KT는 국외기관인 미 SEC에는 잘못을 인정하고 과징금 부과에 동의했으면서, 국내에서는 시간벌이용 소송전을 전개하며 범죄 연루 임원들의 자리를 계속 보전해주고 있다. 이제 국민연금이 행동에 나서야 할 때이다. 최근 KT새노조, 참여연대 시민단체들은 국민연금이 나서서 KT에 대해 손해배상 및 주주대표소송을 속히 실행하고, 적극적 주주활동에 나설 것을 촉구하는 캠페인을 전개 중이다. 

 

이제 막장극은 끝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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