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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Korea Forum 뉴스레터] [14호]잘못 바로잡아야 청렴사회 가능
작성자 : TI-Korea(ti@ti.or.kr)  작성일 : 2024-12-31   조회수 : 308

   2025.1.2 제14

 

 

 

 

잘못 바로잡아야 청렴사회 가능

-2024 하반기 청렴 인식 설문조사 결과 분석-


 

이상학 한국투명성기구 공동대표

 

 

설문 응답자들은 우리나라 청렴도가 계속 떨어지고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청렴도 개선을 점수화하여 시간에 따른 변화를 살펴보면 점수가 계속 하락하고 있다. 2022123.54점이었으나 20236월 조사에서는 3.23점으로 낮아졌다. 202312월에는 2.23점으로 하락하더니 20246월에는 2.01점으로 더 떨어졌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더욱 부정적인 의견이 강해져서 202412월에는 1.84점을 보이고 있다

 

 

우리 사회의 부패에 대해서 대통령과 대통령실이 가장 큰 책임이 있다는 의견이다(9.36). 대통령과 대통령실의 책임이 가장 무겁고, 그 다음으로 책임이 큰 기관으로는 국회(9.01), 검찰(8.99), 국무위원(8.68)이 그 뒤를 잇고 있다. 반면에 공기업 종사자나 일반 공무원의 책임은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났다.

 

 

우리나라의 청렴수준은 계속 낮아지는 추세를 보이고 있으며 청렴수준이 하락하고 있는 주요 책임은 권력을 가진 집단에 있다. 대통령이나 국회, 검찰, 국무위원 등 권력의 중심에 있는 사람들이 우리나라의 청렴도를 떨어뜨리고 있다.

 

청렴인식도 조사는 청렴수준을 측정하는 그 이상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많은 조사에서 청렴인식도는 신뢰도와 깊은 관련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권력집단에 대한 불신이 위에서 본 것과 같은 결과로 나타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우리 사회의 상층에 대한 일반 시민들의 불신은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그들은 일반 시민들과는 동떨어진 그들만의 세상에서 살고 있다. 일반 시민들이 상층으로 올라갈 수 있는 계층이동의 사닥다리가 끊어져 있다. 그래서 청년들이 좌절하고 있다. ‘헬조선이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혹자는 자유 경쟁이 가능한 사회라고 하겠지만 공정하지 않은 게임이 문제다. 몇 년 전 세상을 시끄럽게 하였던 취업비리가 하나의 예가 될 수 있다. 우리사회에서 힘 있는 사람들이 어떤 방식으로 자신들의 자녀들을 취업시키고 있는지 보여 주었다. 그들은 권력을 이용하여 불법적이고 불공정한 일을 벌이고도 부끄러워하지 않는다. 도리어 당당하다. 유명 정치인의 자녀 입학과 관련된 특혜 논란에 대해 관행적으로 해 온 행위라고 당당히 밝히고 있지 않는가.

 

2010년 박사과정에 있던 한 이탈리아 청년의 자살이 이탈리아 사회를 뒤흔들었다. 청년의 자살 이유가 유력 정치인이나 대학에서 높은 지위에 있는 친척이 없으면 교수가 될 수 없다는 것이었다고 한다. 과연 우리나라는 얼마나 다를까. 우리나라도 엘리트네트워크형 부패국가로 분류되고 있으니 별반 다르지 않을 수 있다.

 

정치인과 정치에 대한 불신은 극에 달해 있다. 정치가 국민의 의견을 대변하는 역할이고 국민들이 선거를 통해 선출하고 있음에도 불신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선거제도나 선거과정이 국민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할 수 있지 않기 때문이다. 소수 정당이 권력을 독식할 수밖에 없는 제도 속에서 정당에서의 공천도 공정한 경쟁이 작동하지 않고 있음을 우리는 알고 있다. 명태균의 주장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말이다.

이렇게 권력을 장악한 정치인들은 여의도를 둘러싼 한강의 깊이 보다 더 넓고 깊은 해자를 만들어 그 안에서 그들의 세상을 만들고 있다. 국민들의 생각에 그리 관심을 기울이지 않고 있음을 최근 불거진 정치인의 말에서 우리는 분명히 알 수 있다. 탄핵에 반대하여도 선거에서 자신을 찍어 줄 것이라는 그의 말은 정치인들이 국민들을 얼마나 무시하는지를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단지 그 만 그럴까? 다른 정치인들은 어떨까?

 

재벌기업 대주주도 다르지 않다. 노동조합을 회사 운영의 파트너로 생각하지 않음은 굳이 언급할 필요도 없고, 소비자를 비롯한 이해관계자들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이다. 기업을 오로지 기업 대주주의 사적인 소유물로 이해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 노동조합, 협력회사, 소액주주 등 이해관계자의 목소리는 대주주가 제멋대로 할 수 있도록 보장하고 있는 제도의 거대한 장벽에 막혀있다.

 

미국의 초대형 기업들의 대주주가 창업자 자신이다. 테슬라, 엔비디아, 메타 등등이 대표적이다. 한국의 대기업은 대부분 창업자의 2세나 3세가 지배하고 있다. 삼성, 현대, SK 등등. 그러하지 않은 재벌기업을 찾기 어렵다.

한국에서 2-3세가 대기업들을 좌지우지하고 있는 동안 혁신적인 새로운 기업들이 성장하지 못하고 있다. 재벌 2-3세들이 탁월한 능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일까? 아니면 한국인들이 창의성도 부족하고 도전의식도 부족한 결과일까? 우리나라 기업의 경제활동에서 새로운 혁신기업이 성장하기 어려운 각종 불공정한 제도나 관행에서 그 원인을 찾아야 하는 것이 아닐까? 경제계의 사닥다리도 부러진 결과이다.

 

AI시대에 한국경제가 세계경제의 변두리로 밀려나고 있는 이유도 여기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의 극심한 양극화도 이러한 구조와 무관하지 않다. 기업은 오로지 대주주의 이익을 위해서 작동하면서 협력업체는 물론이고 노동자와 소비자들의 이익은 무시되고 있다.

 

그뿐 아니다. 사회 곳곳에서 패거리를 만들어 그들만의 세상을 만들고 권력과 이익을 독점하는 구조가 독버섯처럼 번지고 있다. 권력이나 이권을 가진 집단은 권력을 강화하고 유지하는 길에서 사회 공공의 이익을 내팽개친지 오래다.

 

젊은이들이 의사와 변호사 같은 특정 직업군에 진입하려고 발버둥치고 있는 이유는 특정한 특권 직업군에 들어가지 못할 경우 어떤 삶을 살아야 하는지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특정 학교나 특정 직업군에 들어가야 살 수 있다는 절박감에 청년들이 내몰리고 있다. 혹자는 말한다 오징어게임 보다 현실은 더 잔인하다. 우리사회 전반에 공정한 게임의 법칙이 적용된다는 믿음이 있어도 이런 집중 현상이 일어날까?

 

비상계엄과 탄핵 정국에서 응원봉이 길거리를 메우고 있다. 청년들이 응원봉을 들고 탄핵을 외치고 내란세력을 체포하여 처벌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들고 있던 생수병이 꽁꽁 얼어버리는 강추위에도 그들은 응원봉을 휘두르며 찬 아스팔트 위에서 민주주의를 지키고 있다.

거리로 나선 청년들과 시민들의 힘으로 내란세력은 탄핵되고 처벌 받을 수밖에 없다. 그렇지만 청년들과 민주시민들의 목소리가 여기에서 그쳐서는 안 된다. 우리사회의 잘못을 바로잡고 공정한 사회가 되도록 나아가야 한다. 그렇게 하여야 청년이 살고 우리 공동체가 살 수 있다. 정권 교체를 넘어 정치 구조가 바뀌어야 하고 경제와 사회 운영에서 게임의 법칙이 바뀌어야 한다. 그래야 우리나라에서 부패가 사라지고 불공정이 발붙이지 못한다. 그래야 우리는 이 나라에서 희망을 찾을 수 있다.

 

여기에서 활용된 자료는 한국투명성기구에서 6개월에 한 번씩 실시하는 설문조사 결과이다. 이번 조사는 2024129일부터 27일까지 온라인 설문조사 프로그램인 서베이몽키를 이용하여 진행되었다. 설문 응답은 이메일과 메시지를 이용하여 이루어졌다.

 

유효 응답자는 171명이었으며 공직자가 18.7%이고 공직자가 아닌 일반 시민이 81.3%였다. 연령대별로는 30대 미만이 11.7%, 4017.0%, 5029.8%, 60대 이상이 41.5%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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