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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Korea Forum 뉴스레터] [제4호]공익신고자 보호, 어떻게 강화할 것인가?
작성자 : TI-Korea(ti@ti.or.kr)  작성일 : 2022-07-01   조회수 : 739

   2022.7.4.제4호

 

 

 

공익신고자 보호, 어떻게 강화할 것인가?

 

오상석(재단법인 호루라기 상임이사)

 

 

공익신고자보호법의 최근 동향

 

공익신고자보호법이 만들어진 지 10년이 넘었다. 이 법은 20119월 시행된 이후 지난해까지 7차례에 걸쳐 개정됐으니 거의 1년 반에 한 번꼴로 바뀐 셈이다. 이렇게 법 개정이 유독 잦았던 이유는, 처음에 만들었던 법이 상당히 미흡했고, 이에 따라 법 개정을 요구하는 시민사회의 목소리도 컸기 때문이다.

 

특히 주목할 것은 공익신고 대상 법률이 꾸준히 확대되어왔다는 것이다. 처음에는 180개였던 대상 법률이 가장 20214월 개정 때는 471개로 크게 늘었다. 법시행 초기에는 누가 보더라도 공익침해 행위임이 분명한데도 180개 법률에 해당하지 않아 국민권익위원회에 신고조차 할 수 없는 경우가 허다했다.

 

이와 함께 법 개정과정에서 눈여겨볼 대목은 20181018변호사를 통한 비실명 대리신고 제도가 도입된 것이다. 그전까지는 실명으로 신고한 것만 받아주고, 익명신고는 허용되지 않았다. 공익신고자가 신분이 노출되면 갖가지 불이익을 당하는 경우가 흔해, 신고 자체를 꺼리는 경우가 많았다. 공익신고자보호법에 공익신고자 등의 비밀보장 의무가 있었지만, 정부기관 심지어는 권익위 직원의 고의 또는 실수로 공익신고자의 신분이 노출되어 곤욕을 치르는 사례가 발생하곤 했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권익위원회에 신고하면서 자신의 신원을 모두 드러내는 것이 불안할 수밖에 없었으며 이는 공익신고의 확대에 큰 걸림돌이 되었다. 비실명대리신고제는 이 부분을 보완한 것이다. 이에 따라 권익위원회에 신고할 때 자신의 신분을 숨기고 변호사를 통해 대리신고를 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가장 최근의 법 개정은 202110월에 있었다. 이때 기관 자체 책임감면 조항이 신설됐다. 공익신고자의 징계권자나 행정처분권자가 공익신고와 관련하여 발견된 위법행위 등을 이유로 공익신고자에게 징계나 불리한 행정처분을 하는 경우, 국민권익위원회의 요구가 없어도 그 징계나 불리한 행정처분을 감경 또는 면제해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와 함께 구조금 지급 사유와 보상금 신청기한을 확대해 공익신고자에 대한 보호의 범위가 다소 넓어졌다.

 

이렇게 공익신고보호법은 여러 차례 법 개정을 하면서 꾸준히 개선되어 왔지만 선진국과 비교해 여전히 미흡한 부분은 남아 있다.

 

공익신고자보호법의 개선방향

 

공익신고자보호법은 공익을 침해하는 행위를 신고한 사람을 보호, 지원하기 위해 제정된 법이다. 그리고 법에는 공익침해 행위를 별표에 열거해 놓았다(열거주의). 이 열거된 법률이 현재는 471개까지 늘었지만 여기에 포함되지 않는 신고는 여전히 공익신고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예를 들어 자신이 속한 조직의 대표 등이 배임, 횡령행위를 했다던가 탈세한 것을 국민권익위원회에 신고하려 해도 별표에 해당 법조항이 없기 때문에 신고 자체를 할 수 없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수시로 대상 법령을 늘려 나가기 보다는 포괄적으로 공익침해행위를 규정해(포괄주의) 공익신고자를 최대한 보호하자는 주장이 관련 시민단체들을 중심으로 꾸준히 제기돼 왔고, 이는 앞으로의 과제로 남아 있다.

 

공익신고자를 철저하게 보호하지 않으면 공익제보가 활성화될 수 없다. 공익신고를 한 후 조직으로부터 불이익을 받는 경우, 또 권익위원회에서 불이익조치를 원상회복하라고 결정했는데도 이행하지 않는 경우에는 보다 강력한 처벌을 해야 한다. 권익위원회에서 불이익조치에 대해 원상회복 결정을 내려도 시정하지 않을 때는 고발도 하고 이행강제금도 부과하지만, 그 숫자도 얼마 안되고 처벌도 약해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처벌규정을 강화하고 정부 부처의 경우 부패영향 평가 등에 있어서 일정한 패널티를 부과하는 등 집행력을 높이기 위한 보완책이 필요하다.

 

이와 함께 캐나다와 같이 내부고발 사건을 전담하는 법원을 설치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내부고발을 해 재판까지 가는 경우 소송이 끝날 때까지 몇 년이 걸리는 등 장기화되고 그 사이에 공익신고자는 큰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판사 등 법조인들이 우리 사회에서 공익신고가 갖는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 신고자 입장에서 받아들이기 힘든 판결이 나오는 경우도 꽤 있었다. 공익신고와 부패 관련 업무를 전담하는 특별법원이 생길 경우, 신속하고 공정한 판결, 보다 전문적이고 공익신고자에 대한 보호에도 충실한 재판이 기대된다는 측면에서 깊이 있게 검토해야 할 과제라고 본다.

 

정부와 기업의 조직문화 변화 필요

 

공익신고가 발생할 수 있는 정부조직이나 기업 등에서는 잘못된 관행에서 벗어나 새로운 문제해결 방식을 취하는 획기적인 조직문화의 변화가 필요하다. 조직 내의 부패나 비리행위를 고발하는 사건이 발생했을 경우, 지금까지는 그 문제의 진위 여부를 파악해 잘못된 것을 고치고 문제 행위자를 처벌하려 하기보다는, 내부고발자가 누구인지 가려내 불이익을 주려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공익신고자를 위협하고 불이익을 가해 공익신고 자체를 무력화시키려고 해왔다는 것이다. 이는 우리 사회의 변화를 제대로 인지하지 못한 데 따른 것이다. 조직이 앞장서 신고된 부패 비리 행위에 대해 철저히 조사하고 공익신고자를 최대한 보호하려 해야 우리 사회에서 공익신고가 활성화되고 보다 투명한 사회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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