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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Korea Forum 뉴스레터] [11호]부패인식지수를 악화시키는 두 가지 요인:반부패리더십 문제와 엘리트 네트워크형 부패
작성자 : TI-Korea(ti@ti.or.kr)  작성일 : 2024-03-29   조회수 : 705

  2024.4.1. 제11호

 

 

 

부패인식지수를 악화시키는 두 가지 요인

: 반부패리더십 문제와 엘리트 네트워크형 부패

 

 

한국투명성기구 공동대표 이상학

 

 

 

우리나라의 부패 정도를 측정하는 부패인식지수(Corruption Perception Index:CPI)가 경고를 보내고 있다. 지난 7년 동안 추세적으로 상승하던 국가별 순위가 2023년 하락으로 돌아섰다. 촛불운동 이후 부패에 대한 국민적인 경각심이 확산되면서 부패인식지수의 점수와 국가별 순위가 상승세를 이어갔으나 2023년 점수는 정체되고 국가별 순위는 하락하였다.

 

[부패인식지수 점수와 국가 순위]

 

이러한 결과를 가져온 가장 큰 원인은 정부와 대통령을 비롯한 권력 중심부에서 찾을 수 있다. 부패는 사회 분위기와 리더십이 부패에 대하여 취하는 태도에 결정적인 영향을 받는다. 반부패문화와 반부패리더십이 강조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그리고 리더가 보여주는 모습이 반부패문화에 미치는 영향도 매우 크다. 그래서 리더의 반부패리더십이 청렴사회로 가는 가장 핵심적인 키워드일 수밖에 없다.

 

불행하게도 우리의 상황은 어떠한가? 권력 핵심부에 대한 각종 의혹이 끊이지 않고 있고 이러한 의혹에 대한 납득 할 만한 조치나 해명도 없다. 이러한 상황에서 대통령은 김건희 여사와 관련된 특검법에 거부권을 행사하고, 최근 불거진 명품백에 대한 조사도 제대로 진행되지 않고 있다. 권력 핵심부를 둘러싼 의혹이 계속 확산되고 있는 상황에서 공직사회를 비롯한 사회 전반의 반부패문화를 기대할 수 없다.

 

정부에서 반부패정책이 실종되었다. 언론에서 정부의 반부패정책에 대한 기사를 찾아보기 어렵다. 촛불운동 이후 추진되던 정책들이 사라지거나 동력을 잃어가는 모습이고 새로운 정책은 보이지 않는다. 권력 핵심과 정권 차원에서 부패를 추방하겠다는 의지가 없는 상태에서 정부부서가 반부패정책을 제대로 추진할 것을 기대할 수 없다.

정부 차원의 반부패정책 약화는 공직사회는 물론이고 사회 전반에서 부패에 대한 경각심을 흐트러뜨린다. 공직사회 전반에서 그나마 진행하던 반부패 활동이 약화되고 있음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라 할 수 있다. 대통령 탄핵이라는 값비싼 대가를 치르고 만들어놓은 반부패 분위기가 허물어져 내리고 있다.

 

2023년 부패인식지수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또 하나의 특징은 바로 부정한 거래와 관련된 지표들이 나빠졌다는 것이다. 정치와 기업 사이의 의심스러운 거래가 가장 대표적이다. PRS(국가위험지수)는 정치와 기업 사이의 의심스러운 관계, 후원과 호의의 교환과 같은 정치와 관련된 부패를 측정하는 지표이다. 그래프에서 보는 바와 같이 2018년부터 상승하던 PRS2022년 정체하는 모습을 보이더니 2023년 하락하였다.

 

정치와 기업 사이의 의심스러운 관계. 우리가 가장 경계해야 할 대목이다. 국정농단사태도 바로 재벌기업과 권력 사이의 불법적인 거래가 그 중심에 있었다. 그런데 촛불운동 이후 개선되고 있던 이 지표가 최근 눈에 띄게 나빠지고 있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잠시 눈치를 보며 주춤하였던 그들 사이의 검은 거래가 다시 꿈틀거리는 것인가? 부패를 유발하는 인간의 끊임없는 탐욕은 조그마한 틈만 생겨도 그 사이를 비집고 올라온다. 우리 사회에 이미 그러한 분위기가 만들어지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지표 변화 추이()]

 

그리고 최근 악화하고 있는 또 하나의 지표는 수출입이나 인허가와 같은 경제활동과 관련한 부패이다. WEF(국가경쟁력지수)는 수출입, 공공계약, 법원 판결 등을 위해서 뇌물이나 비공식적인 비용을 지불하는 것을 측정하고 있다. 2020년 이후 개선되었던 WEF2022년 크게 하락하였으며 2023년에도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다. WEF는 부패하면 떠올리는 가장 대표적인 부패를 측정하고 있다.

 

PRSWEF는 서로 다른 각도에서 부패 정도를 측정하고 있지만 두 지표가 가지고 있는 공통적인 특징은 정치인-기업, 기업-공직자와 같이 사람들 사이의 관계가 특히 중요하게 작동 할 수 있는 부패라는 점이다. 부패인식지수를 산출하는 데 사용되는 다수의 다른 지표들(우리나라의 부패인식지수는 10가지 원천자료의 지표를 사용하여 산출)보다 사회 엘리트들 사이의 관계에서 발생할 개연성이 높은 부패를 측정한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큰 사회적 이슈가 있을 때 우리는 관련된 사람들과 그 인맥에 먼저 시선이 간다. 새로운 정권에서 각료를 인선할 때와 같은 경우는 물론이고, 세월호 참사나 대장동 사건과 같은 사회적으로 파장이 큰 사건이 발생하면 그와 관련된 사람들의 인맥 지도가 언론에 오르내린다. 학교, 직장, 혈연 등으로 이어지는 인맥이 우리 사회를 움직이는 핵심적인 힘이라는 것을 우리 모두 잘 알고 있다. 정치인과 기업 사이의 부적절한 관계나 인허가와 같은 경제활동에서 부정한 영향력 행사는 많은 경우 인맥을 통해서 이루어짐을 우리는 경험으로 알고 있다. 정치나 경제 영역의 상층을 형성하고 있는 사람들 사이의 네트워크가 이러한 과정에 동원될 것이다.

 

특히 우리나라는 그 정도가 심한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집단주의적인 정서가 강하다는 문화적 특성, 내부고발이 쉽지 않은 분위기 등이 이러한 경향을 강화시킬 수 있다. 그래서 미국의 정치학자 마이클 존스턴은 한국을 엘리트 네트워크형부패국가로 분류하고 있다. 2023년 부패인식지수에서 정치와 경제활동 영역의 부패지수가 악화되고 있음에 우리가 특별한 경각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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