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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Korea Forum 뉴스레터] [제5호]한국투명성기구 청년 활동가로서 바라본 부패 문제
작성자 : TI-Korea(ti@ti.or.kr)  작성일 : 2022-10-04   조회수 : 717

  2022.10.4.제5호

 

 

 

 

한국투명성기구 청년 활동가로서 바라본 부패 문제

 

 

한국투명성기구 청년 활동가 이해정

 

 

인류 문명의 시작과 함께 존재해 온 사회 문제에는 여러 가지가 있겠으나, 수많은 집단과 국가에 몰락을 안겨준 문제에 부패가 동반되었음은 틀림없을 것이다. 현대 사회에 와서도 부패한 공직자, 경영인들은 서로 다른 사욕을 충족시키기 위해 뇌물수수를 비롯하여 횡령, 장부 조작 등을 일삼으며 소속 집단을 내부에서부터 좀먹는 행위를 이어나가고 있다. 이러한 부패 행위는 그에 맞서고자 하는 노력이 있어도 주변을 침식시키듯이 전염되어 결과적으로 문제를 고착시키거나 대물림시키는 사태로 이어지게 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이러한 사실은 한국투명성기구 청년위원회에 소속되어 활동가로서 매주 새로운 부패 사건에 대한 기사글을 작성해 나가던 나를 때때로 회의감에 봉착시켰다. 다양한 국가 및 기업에서의 부패 행위를 찾고 정리해서 제출하는 것에 과연 어떠한 의미가 있는가. 아직도 세상에는 부정부패가 만연하고 수 없는 국가적 차원에서의 노력으로도 이를 온전히 제지할 수 없는데, 내가 수행하는 작업으로 반부패에 어떠한 영향을 끼칠 수 있는가. 이처럼 견고한 바위 앞에서 홀로 달걀을 던지는 것과 진배없는 듯한 무력감이 느껴질 때면 염세적인 반항심마저 들고는 했었다.

 

그러나 이렇게 점점 퍼져나가던 부정적인 생각은 과거 고등학생 시절에 누군가가 나에게 해준 한마디의 말을 떠올림으로써 확산을 멈추기 시작했다. 그 한마디는 엄밀히 말해 부정부패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내용을 지닌 말은 아니었지만, 회의에 빠져 방황하던 나에게 다시 한번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할 수 있는 이정표와 같은 것이었다.

 

나는 고등학교에 재학 중이던 당시 일본공정거래위원회에서 학생들을 대상으로 공정거래법의 역할과 중요성에 대한 교육을 주기적으로 실시하고 있는 사실을 알고, 어린 학생들에게 그러한 교육을 시행하는 이유와 목적을 알고자 해당 기관을 방문한 적이 있다. 그곳에서 담당 공무원과 만나 그러한 궁금증에 대해 질문을 했고 공무원은 다음과 같은 답을 주었다.

 

공정한 거래의 중요성에 비해 그것을 제대로 인지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그렇기에 어린 학생의 단계에서부터 약간의 관심만 가질 수 있도록 한다면, 이는 장기적으로 조금씩 변화를 일으킬 수 있을 것이다.”

 

당시에 들었던 이 대답은 나의 가치관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주었고, 반부패 활동가로서의 나에게도 또 한 번 생각의 전환법을 알려주었다. 공정한 거래라는 영역을 넘어, 어떠한 사회 문제나 현상의 변화는 아주 자그마한 인식의 싹을 틔우는 것부터 시작할 수 있는 것이다. 뇌물, 횡령과 같은 부패 행위가 문제가 된다는 사실은 누구나 알고 있다. 그러나 단순히 피상적인 차원을 넘어 부패 행위의 특성이 지역, 국가, 나아가 국제사회에서 어떠한 문제를 야기하는지를 본질적으로 파악하고 이해하기 위해서는 한 걸음 더 나아간 고찰이 필요하고, 이를 가능케 하는 것이 바로 인식의 변화인 것이다.

 

부패에 대해 한 번 더 생각해보게 하는 것, 기존에 당연하다고 생각한 문제의식에 한 번 더 ?’라는 의문을 가지게 하는 것. 그렇게 언뜻 사소해 보이는 생각할 여지를 만들어주는 것은 생각 이상으로 사회를 변화시키는 발판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릇된 행위들로 먹물 진 집단을 개혁할 수 있는 것은 용기 있는 자들의 목소리지만, 그것을 지지해 주고 성숙하게 받아줄 수 있는 분위기를 마련하는 것에는 이러한 변화된 인식이 모여서 형성된 집단 차원의 성숙이 필요할 것이다.

 

그렇다면 그러한 변화의 중심에는 누가 있어야 하는가? 나는 그 해답을 청년층에서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아직 사회의 중심으로 발돋움하기 전인, 다양한 경험을 거치고 서로 사고를 부딪쳐가며 가치관을 성장시키는 단계의 청년은 새로운 변화를 민감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능력을 지니고 있다. 물론 청년 한 명 한 명이 부패 문제에 대한 깊은 고찰을 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게 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렇기에 청년들에게 해줄 수 있는 것은 앞에서 언급한 한 것처럼 같이 평소 관심을 두지 않은 것에 대해 한 번쯤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고, 그 주체가 한국투명성기구 청년위원회를 비롯한 반부패 기관 소속의 청년 활동가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청년 활동가로서 곳곳의 부패 문제를 정리하고 SNS를 통해 알리는 것, 청년 참여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운영하는 것 등은 반부패라는 큰 틀에서 바라보면 아주 자그마한 행위에 불과한 것으로 비춰질 수 있다. 그러나 활동가들의 노력으로부터 피어난 작은 불씨가 평소 반부패에 관심을 가지던 청년들에게, 또 그러한 청년들에게서 각자의 주변으로 점차 확산되어 갈 수 있다면 그 의의는 결코 사소한 것이 아닐 것이다. 부패 문제에 대한 무관심은 변화를 만들어내기 어렵지만, 설령 뜻하지 않은 기회라도 우연찮게 한 번문제에 대해 갖게 되는 관심은 분명 가치를 지닌다. 작은 관심들은 서로 모여 새로운 사회로의 변화를 일으킬 가능성을 퍼뜨리며, 앞으로 사회의 주역으로 발돋움할 청년들에게 부패 문제를 종래와는 다른 접근 방식으로 바라볼 기회를 낳게 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런 생각을 가지게 됨으로써 나는 스스로의 역할을 재확인할 수 있었다. 부패 문제를 해결할 당장의 큰 효과만을 기대하는 것으로는 계속해서 회의에 젖어있을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내가 수행하는 활동으로 인해 한 명이라도 더 많은 청년의 인식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면, 또 그것으로 어떠한 장기적인 변화에 조금이라도 기여할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 의미가 있는 것이다. 따라서 앞으로도 나는 한국투명성기구 청년 활동가로서 부패 문제를 알리고 생각해 볼 요소를 청년들에게 제공하는 것에 책임감과 충실감을 가지고 반부패 활동을 이어나가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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