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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Korea Forum 뉴스레터] [제1호]공영도매시장 시장도매인 제도 도입의 당위성 -먹거리의 바른 흐름에 관하여
작성자 : TI-Korea(ti@ti.or.kr)  작성일 : 2021-09-30   조회수 : 1801

  2021.09.30.제1호

  [TI-Korea Forum 참가 기업기관 소식]

 


 

 

 

공영도매시장 시장도매인 제도 도입의 당위성

-먹거리의 바른 흐름에 관하여

  

 

서울특별시농수산식품공사 총무팀 차장 한 성 수

 

 

 

무지개색 채소과일 좋아해 포도 당근 브로콜리 토마토

동글동글 귀요미콩 좋아해 두부 달걀 아삭아삭 콩나물 - 바른먹거리송

 

 

여러분은 밥상에 놓인 채소와 과일들이 어디에서 어디를 거쳐 오르게 되었는지 궁금해 해 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대형마트와 슈퍼마켓, 재래시장과 알뜰장터에서 언제든 쉽게 구할 수 있기에 그냥 당연한 것이었나요?

니면, ‘배추 가격 폭등! 두배 올라!’ ‘대파 가격 폭락! 멍드는 농심!’이라는 기사에만 나오는 현실이었나요?

지금부터, 바로 그 채소와 과일의 흐름’ - 유통 - 에 대하여 이야기해보고자 합니다.

 

경제가 발전하고 도시화가 진행되면서 먹거리를 자급자족하던 시대는 막을 내리고 이제 생산자와 소비자가 생기게 됩니다. 농사를 지었으니 팔아야 합니다.

하지만 농민이 직접 판매까지 하기는 어렵습니다. 자연스레 농산물을 수집하는 사람, 판매하는 사람, 구매하는 사람이 등장합니다.

교통과 통신이 아직 발달하지 않았던 시절에는 이 사람들이 모두 한 자리에 모일 필요가 있었습니다. 농수산물이 오고가야 했고, 그 대가를 주고받아야 했으니까요. 보통 교통의 중심지에 모였습니다. 그리하여 자연발생적으로 생긴 시장이 서울역 근처에 있었던 염천교 시장과, 용산역에 있었던 용산청과물도매시장입니다.

사람들이 모이니 자연스레 이 생깁니다. 당연하게도 정보를 쥐고 있는 사람이 입니다. 그리고 안타깝게도 농민과 구매자는 이 됩니다.

나라에서는 을 보호하고자 합니다. 기득권을 혁파하기는 어려우니, 새로운 공간에서 새로운 제도를 만듭니다.

그 시절 서울 끝자락이었던 가락동에 당시로서는 세계 최첨단인 가락시장을 짓습니다.

 

그리고 상장경매제라는 제도를 시행하게 됩니다.

산지에서 농산물을 판매하기 위해 도매시장으로 채소와 과일을 출하하면, 출하한 농산물은 반드시 경매라는 절차를 거쳐 가격구매자를 결정하도록 하였습니다.

자연발생적으로 생겼던 시장에서 농산물을 수집하던 회사들이 경매를 주관하는 회사, 즉 도매시장법인이 됩니다.

그렇게 해서 농산물을 구매한 사람들은 도매상인이 되어 소상인들이나 요식업체, 청과상회, 구매자들에게 농산물을 판매하게 된 것입니다.

그리고 누가, 얼마에 사고 팔았는지 모두 기록하게 하였습니다.

 

당시로서는 최첨단의 제도였습니다. 요즈음과 비교하면 간편결제나 블록체인과 같은 혁신이었죠.

그 이전 자연발생적 시장에서 농민들은 농산물을 트럭과 기차에 실어 서울로 보내고서는, 얼마에 팔리는지, 제대로 팔리긴 하는지, 만원에 팔아놓고 오천원에 팔았다고 거짓말을 하지는 않는지, 항상 마음을 졸였었죠.

하지만 최첨단의 시설과 제도를 갖추게 된 공영도매시장에서는 그럴 필요가 없게 되었습니다.

여러 사람이 경쟁을 하게 되니 가격도 높게 받을 수 있으리라는 기대도 갖게 되었습니다.

도매시장법인이라는 큰 회사가 보증을 하니까, 구매자가 물건값을 치르지 못하고 부도가 나더라도 농민들은 도매시장법인으로부터 물건값을 먼저 받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고인 물은 썩습니다.

농민의 대리인인 도매시장법인이 농민의 이익을 외면하고 스스로의 영업이익을 늘리는데 몰두하게 됩니다. 도매시장법인의 영업이익률은 동종업계 평균의 수 배에 달합니다.

 

경매의 제도적인 한계도 드러나게 됩니다.

농산물의 수요는 가격이 오르건 내리건 변동이 없습니다. 농산물의 가격에 따라 하루에 한 끼나 다섯 끼를 먹지는 않으니까요. 하지만 농산물의 공급은 작황에 따라 편차가 발생할 뿐, 가격이 오른다고 공급을 대폭 늘리거나, 내린다고 줄일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농산물의 가격은 공급량에 따라 큰 변동폭을 나타냅니다.

이러한 시장의 실패에 대응하기 위해 정부에서는 산지폐기에 대한 보조금을 지급하거나, 수입물량을 확보하는 등의 조치를 통해 공급량을 조절하긴 합니다만, 신속하고 적절한 대응이 어렵습니다.

 

이제 다시 먹거리의 바른 흐름에 대하여 짚어 보고자 합니다.

 

오늘 대파의 수요가 100단인데 어쩌다 풍년이 들어 200단이 공급되었다면, 경매를 통해 결정되는 가격은 폭락할 것입니다. 100단의 대파는 버려지다시피 하겠죠. 농민은 기대했던 수입의 절반도 받지 못할 겁니다.

오늘 배추의 수요가 100포기인데 어쩌다 냉해를 입어 50포기만 공급되었다면, 가격은 폭등할 것입니다. 웃돈을 주고 배추를 구하려 하겠죠. 하지만 경험적으로, 그 폭등한 만큼의 이익은 농민에게 돌아가지 않습니다.

만약 농산물의 수요가 일정하고 그것을 사갈 사람이 어느 정도 정해져 있다면, 농민과 판매자, 구매자는 서로 협의하여 '생산원가+적정이윤''구매가격+적정마진'이 만나는 지점에서 거래를 하는 것이 가능하지 않을까요?

 

예전 자연발생적인 시장에는 위탁상이라는 도매상인이 있었습니다. 농민으로부터 농산믈의 판매를 위탁받아 구매자에게 직접 판매했습니다. 그런데, 얼마에 어느 만큼을 팔았는지 농민에게 자세히 알려주지 않았습니다. 얼마에 물건을 떼어 왔는지 구매자에게 얘기해주지도 않았습니다. ‘중의 이었죠. ‘정보를 쥐고 있었던, 그들만의 잔치였던 것입니다.

 

이제는 그들을 시장도매인이라고 부릅니다. 그냥 부르는 말이 아닌 법에 정해진 제도적 주체입니다.

시장도매인들은 농민으로부터 농산물의 판매를 위탁받아 구매자에게 판매합니다. 그 구조는 위탁상과 동일하지만 적어도 중의 은 아닙니다. 오히려 당사자 간의 이해관계를 조정하는 조정자에 가깝습니다.

왜냐하면, 기술과 제도의 발전으로 더 이상의 갑질이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가락시장과 강서시장에서는 품목별 거래결과를 실시간으로 홈페이지에 공개합니다.

농산물을 판매한 대금은 정산조직이라는 별도의 금융을 통해 농민에게 지급합니다.

과거에는 위탁상 마음대로 이문을 떼었지만, 지금은 법에 수수료율이 정해져 있습니다.

농민들은 그들이 속한 지역농협, 작목반, 영농조합, 조합공동사업법인 등을 통해 힘을 합쳐 시장도매인과 거래조건에 대한 교섭도 가능합니다.

그렇다고 시장도매인을 통한 거래가 강제되는 것도 아닙니다. 농민들은 언제든지 상장경매제와 시장도매인을 선택하여 유리한 제도를 통해 농산물을 출하할 수 있습니다.

 

기술의 발달과 제도의 정비를 통해, 과거 적폐의 상징이었던 위탁상시장도매인이라는 또다른 최첨단의 제도로 거듭난 것입니다. 요즘 말로 하면 AI를 통한 거래매칭 시스템이라고나 할까요?

 

코로나19는 짧은 시간동안 큰 변화를 가져왔습니다. 불과 얼마 전까지 상상도 할 수 없었던 비대면이 우리의 삶 속에 깊숙이 들어온 것이 그 중 하나일 것입니다.

먹거리의 흐름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교통과 통신의 중심지에 모여 돈과 정보를 쥐었느냐에 따라 이 갈리는 과거의 흐름에서 벗어나

이제는 동일한 위치에서 서로 경쟁하며 결국 농민과 소비자의 이익을 위해 경쟁을 하는 것이 바른 흐름입니다.

어느 한 제도를 없애자고 하는 것이 아닙니다.

간편결제와 AI가 상호보완관계로 인간의 편익을 늘리는 장치인 것처럼, 상장경매제와 시장도매인은 서로 장점은 나누고 단점은 보완해주는 제도가 될 것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경쟁과 보완을 통해 먹거리의 바른 흐름 역시 투명해질 수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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