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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Korea Forum 뉴스레터] [9호]청렴과 문화의 힘
작성자 : TI-Korea(ti@ti.or.kr)  작성일 : 2023-10-06   조회수 : 861

   2023.10.10. 제9호

 

 

 

 

청렴과 문화의 힘

 

 

황대한 청년위원회 청년위원

 

 

*한국투명성기구 청년위원회 토의 모임을 바탕으로 작성 된 글입니다.

 

여기 참 이상한 경기장이 있다. 합당한 규칙과 엘리트 심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부정과 부패가 판을 치는 경기장. 이곳엔 솜방망이 경고만 있을 뿐, 반칙에 가담한 선수는 퇴장당하지 않는다. 간혹 주머니가 튀어나온 것이 제법 웃긴, 눈을 가린 심판도 보이곤 하는데. 얄궂게도 그들은 잠깐의 소음 이후 시간이 지나 잊히면 그만인 것을 꽤나 잘 아는 모양새다. 그렇게 언제 끝날지 모를 그들만의 경기는 현재 대한민국의 2023년을 지나고 있다.

 

국제투명성기구는 지난 1312022년 국가별 부패인식지수(CPI) 발표에서 우리나라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국 중 22위로 중하위권 수준으로 평가했다. 세계적인 수준의 문화강국 위상에 비해 부끄러운 성적표임과 동시에 절망과 위기의 성적표가 선사하는 경각심에 위태롭기만 한 현실이다. 필자는 이러한 성적표의 원인을 아쉬운 국민의식에 기초를 둔 준법의 붕괴에 있다고 생각한다. 누구나 알고 있지만 실천하지 않는 우리 사회의 부끄럽고 모순적인 내면에 관한 이야기이다.

 

준법의 붕괴, 제도와 실행의 뒤틀린 수레바퀴는 우리 사회의 큰 문제로 자리 잡고 있다. 2016928일부터 시행된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약칭 청탁금지법일명 김영란법과 같이 구체적인 제도적 장치와 반부패에 대한 시민단체, 국민의 관심이 과거에 비해 어느 때 보다 적극적이고 민감하다. 하지만 이마저도 선거철 상대 후보를 향해 집중적으로 쏟아지는 폭로들로, 수면 위로 올라 온 각종 비리와 부정 등. 반부패 사건들이 선거용 단발성 화젯거리로 전락 되었다는 비판과 우려 섞인 목소리들이 존재한다.

 

소위 윗물이라 일컬어지는 사회구조의 상층부, 고위공직자부터 일반 국민에게 뿌리내린 무너진 준법정신은 첨예하고 심혈을 기울여 애써 만든 제도를 무용지물로 변모시키고 있다. 비상해진 머리에 비해 게으르고 성숙하지 못한 마음을 지닌 것이다. 혹자는 제도의 문제를 지적하기도 한다. 물론 현재 시행되고 있는 제도의 개선점 또한 많은 것이 사실이다. 기술의 발전과 더불어 지능적이고 은밀해진 부조리에 피해자들은 분명 새로운 제도의 등장을 목 놓아 외치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렇게 등장한 정의로운 제도가 학연, 지연, 혈연 등 배경적 요인에 의해 또다시 짓밟히고 절차와 규정이 아닌 관행 앞에 무너지며 방관과 외면 속에서 제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까.

 

따라서 우리는 제도에 대한 지나친 몰입만을 지양하고 한발 물러나 상황을 살필 필요가 있다. 최소한 제도를 논하기 이전, 그것을 받아들일 수 있는 그릇은 잘 준비되었는지, 공직자와 비공직자, 나와 내 이웃이 좋은 제도를 실행할 준법의식이 내재 되어 있는지 살피는 것이 우선시 되어야 한다. 준법의식은 좋은 제도의 작동 스위치이자 윤활유 역할을 동시에 하기 때문이다. 준법의식의 함양에 대한 여러가지 비책이 있겠지만, 필자는 부정이 부끄러운 행위라는 사회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특히 제도의 안정적 정착과 원활한 작동을 위해 문화적 의식의 제고가 필수이자 선결적 과제이다.

 

여기서 문화적 의식이란 인간의 본성에 기인한다. 과연 인간을 이성적 존재라고만 정의할 수 있을까. 필자를 포함한 인간은 집단에 종속되어 사는 존재이다. 독립된 하나의 개체의 힘만으로 사회라는 네트워크를 개척해나가기 쉽지 않을 것이다. 더군다나 인간사회에서는 더욱 힘들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일평생을 타인과 교류하며 살아간다. 요람에서 무덤까지. 사회 내에서 사람과 사람, 사람과 사회 그 자체가 감정을 교류하고 정보를 학습하며 살아간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한 사회가 풍기는 분위기는 그 사회에 종속된 개인에게까지 큰 영향을 미친다. 이미 군중심리이론과 여러 공동체 실험에서 그 양상을 쉽게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는 더욱 거대하고 복잡한 유기체적 성격이 강하지만 비슷한 결의 양상을 보이며 비약적으로 발전해 왔다. 이를 이용하여 부정을 저지르는 것이 부끄럽고 수치스러우며 그 사회에서 용납할 수 없는 분위기를 조성하여야 한다. ‘윗물에서부터 아랫물까지 준법하지 못한 그 사회의 바이러스를 인식할 수 있는 수용체의 질을 높이는 것이다.

 

물질적인 것에 동요 되지 않는 가치를 지켜내야 하지만, 애석하게도 그런 당연한 문화를 정착하는 것이 마냥 쉽지 않다. 김구 선생이 힘주어 말했던 문화의 힘이 강력한 만큼, 그 힘이 사회에 발아하여 광범위하게 발현되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국민적 관심과 양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문화가 정착된다면, 알지만 모른 체 했던 어려운 그 길을 묵묵히 걸어간다면. 살만한 사회에서 나아가 살맛 나는 사회를 기대할 수 있지 않을까.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은 명확하다. 청렴한 사회를 이룩하는 것. 그리고 그 파도에 동참하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그중 필자가 언급한 문화적 인식의 제고를 위한 노력에는 비용과 시간의 제약이 없다. 나부터 준법하고 부정을 지적하며 야유할 줄 아는 사회, 부패가 부끄러운 문화를 만드는 데에 사회구성원 모두가 지금 당장이라도 동참할 수 있다.

 

완벽한 민주주의는 없다. 결국 사람이 정하고 사람이 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경주마처럼 앞만 보고 달려온 탓에 국민의 평균 학력은 높아지지만 문해력은 낮아지고 인문학의 부재가 메마른 사회에 쓸쓸한 속살을 쑤시는 현대사회. 민주주의에 비해 너무나 관대해진 자본주의의 비약적인 부각이 숱한 부정과 부패를 낳아, 많은 이들의 눈물 섞인 목소리가 어김없이 광화문 광장을 메운다. 암울한 디스토피아를 향해 가는 것인지 희망찬 유토피아를 가기 위한 과도기인지. 만일 후자라면, 필자의 글이 작은 외침이 되어 소정의 양분이 되길 간절히 소원하며. 글을 맺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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